[2013 전북도민 신춘문예 시 당선작-그 여자, 마네킹 / 강봉덕
[2013 전북도민 신춘문예 시 당선작]
<시> 강봉덕 당선소감 ‘착하게 시를 쓰겠습니다’
올 겨울은 추운 날이 많습니다. 전북도민일보사와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리며 착하게 시를 쓰겠습니다.
책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모한 것에 놀랐다. 글을 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역시 정서적 궁핍의 탈출은 예술일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485편 가까이 되는 작품을 들떠 읽었다. 대부분의 작품이 신춘문예 스타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신춘문예에 등장하는 소재에서 딱히 벗어나는 작품을 만나기도 어렵다. 그러나 놀랍게도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았다.
‘그 여자, 마네킹’, ‘사각형 속에 둥근 귀’, ‘물고기자리’, ‘기린’, ‘거실의 세렝게티’, ‘폐허를 말하다’, ‘담쟁이의 혈당체크’, ‘안녕, 살구’ 등이 끌렸다. 이 분들 모두에게 박수를 드리고 싶다. 그 중 ‘사각형 속의 둥근 귀’는 성숙된 작품임이 분명하나 익숙한 문체나 구절들이 거슬렸고, ‘물고기자리’는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게 흠이 되었다. ‘거실의 세렝게티’는 단순한 소재를 끌어가는 솜씨가 돋보였으나 주제가 선명치 않았다. ‘기린’ ‘담쟁이의 혈당체크’ 등을 쓴 분의 독특한 상상력이 못내 아쉽다. 완성도도 약했지만 그 외에 다른 작품들이 힘이 되어주질 못했다.
마지막까지 손에 들린 작품은 ‘안녕, 살구’와 ‘그 여자, 마네킹’ 이었다. ‘안녕, 살구’외 3편을 낸 강봉덕의 작품은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솜씨가 퍽 발랄하고 거침없었다. 조금만 더 숙련된다면 다음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하여 ‘그 여자, 마네킹’ 외 ‘짧은 휴식을 위한 변명’과 ‘홀쭉한 등’의 3작품을 낸 강봉덕씨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쾌히 뽑는다. ‘홀쭉한 등’과 ‘그 여자, 마네킹’ 둘 중 무엇을 수상작으로 정할까도 망설였다. ‘홀쭉한 등’으로 자꾸 시선이 갔으나 군데군데 매끄럽지 못한 점이 많아 ‘그 여자, 마네킹’을 수상작으로 든다. 3편 모두 현대적이면서도 건조하지 않고 세상을 대하는 폭이 상당히 넓고 진솔하여 수상자로 선정함에 망설임이 없다. 축하드리며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계속 거듭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