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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층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시 best 10>-발림: 장마 中의 빗소리 전체/임재정

시치 2012. 1. 26. 12:39

<다층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시 best 10>

발림: 장마 中의 빗소리 전체/임재정

 

 

 

   어디까지 빗방울인지, 나는

 

 

   쏟아지는 비는 시원하고 얼큰한 맛, 집에 딸린 흉이란 흉은 다 아는 허풍선이 옥상과 삼겹살에 소주잔을 맞놓고 어찌어찌

말문을 터서, 문짝 걷어차며 들이친 빚쟁이에 쫒기는 나를 옥상은 온몸으로 덥석 받아주었을 터 장마는 일주를 열 사날로

늘려놓고 친애하는 옥상에 빚 독촉하며 한껏 윽박지를 때

 

 

   그럼요, 갚아야죠 빚. 방수층 가득 빗방울에 시퍼런 옥상은 내가 허울 쓴 얼굴의 찡그린 한 때라서, 참 지독쿠나 변비 어쩌고

하며 오랜만에 빚 갚은 셈, 험! 큰기침도 섞으며 물 빠짐이 영 시원찮구만, 고인 물에 얼굴 반쯤 담근 채 홈통 깊이 팔 뻗어

가랑잎이나 종이 건져내는 판, 그러나 옥상 넙데데한 얼굴 가득 합! 합! 합! 합! 뛰어내린 속도로 튕겨 오르는 빗방울의 짓거리가

얼마나 건사하던지. 어쩌다가 나는 이미 옥상이란 데에 기꺼이 뿌리박은 자인데

 

 

   나는 어디까지인지, 옥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