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시 보기(12편)
폭우
ㅡ 다시, 톰 웨이츠에게
훈제오징어 다리처럼 살이 휘어진 우산은 받치는 둥 마는 둥
몸을 홀딱 적신 채
급류에 떠밀려온 인어공주라도 기다리는 양
멀찍이 고개를 돌렸죠
그랬더니 내가 기다렸던 게 정말 인어공주였다는 걸 깨닫고는
그만 그 자리에서 온몸이 줄줄 흘러내렸어요
우산들이 거꾸로 뒤집어져서는 대로代路 위를 둥둥 떠다니고
지하철역 입구에선 막 태어난 새떼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는 빗방울에 섞인 몸을 받아먹데요
모든 음악이 인어의 신음소리로 들리니
이제 인간의 사랑은 글렀더라
이렇게까지 말하는데도
인어의 신음소리가 무어냐고 묻는 당신,
내 사랑이 아니어라
지구가 이토록 열렬히 물집을 터뜨리고
새와 물고기가 허공에서 살을 맞대 온갖 울음 토해내는데
인간의 말이 따로 어디 있다고
"2004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시" 중에서
배우는 퇴장할 줄 모르고
이제, 세상은 충분히 낯설어져 있다
배우인 나는 한번도 죽어보지 않았기에 무대가 곧 나의 무덤임을 안
다 나의 대본은 없다 나는 나를 펼쳐 보고 모방할 뿐이다 조명이 입을
다문 침묵과 어둠의 한 귀퉁이, 나의 연기는 웅크림에서 출발한다 사람
들은 나에게 말을 걸지 못한다 하얗고 단단한 이빨로 팝콘을 씹으며 객
석에 엉덩이를 내려놓을 뿐이다 조명이 입을 열어 싯누런 무대 위에 나
를 뱉아 낸다
산다는 건 죽음의 결핍이야
죽음이 무언데?
나의 어둠을 되찾는 것
조명이 세상을 읽어 내리기 전의
밝음보다 짙은 세상의 중심, 혹은 전부
객석에는 작고 동그란 어둠들이 심어져 있다 그들은 조명 아래 나를
보지만 나는 어둠 속의 그들을 본다 밝음은 나의 탓이 아니다 조명이
들어오면 나는 항상 많은 걸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하지 않겠다 어떤
방향을 주시하도록 유도하지도 않겠다 어둠이 곧 모든 방향이므로 나는
나를 모방한다 그러나 하지 않겠다 나의 행위가 곧 나의 기록이므로 어
둠 속에 불을 지른다는 걸 상상하지도 않겠다 불은 쉬이 꺼지고 어둠보
다 짙은 잔해가 거기에는 남는다
막이 내리면
극장을 나서는 사람들은
빈 팝콘 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고
몇 번씩, 낯설어진 세상을 향해
부신 눈을 닦을 것이다
노래
숨을 뱉다 말고 오래 쉬다보면 몸 안의 푸른 공기가 보여요
가끔씩 죽음이 물컹하게 씹힐 때도 있어요
술 담배를 끊으려고 마세요
오염투성이 삶을 그대로 뱉으면 전깃줄과 대화할 수도 있어요
당신이 뜯어먹은 책들이 통째로 나무로 변해
한 호흡에 하늘까지 뻗어갈지도 몰라요
아, 사랑에 빠지셨다구요?
그렇다면 더더욱 살려고 하지 마세요
숨이 턱턱 막히고 괄약근이 딴딴해지는 건
당신의 사랑이 몸 안에서 늙은 기생충을 잡아먹고 있기 때문
이에요
그저 깃발처럼
바람 없이도 저 혼자 춤추는 무국적의 백기처럼, 그럼요 그저
쉬세요 즐거워 죽을 수 있도록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시 2007중에서
노을
사막의 글씨들을 모두 곱씹고 날아온 그녀의 혀는 까끌까끌하고
엎어놓은 솥단지처럼 엉덩이는 뜨겁게
단단한 기포를 뿜어내며 공기를 짓누르고
입을 열면 비릿하게 꺼져버린 태양의 얕은 숨결이 느껴지지
적어도 열두 가지 이상의 색깔로 기운 그녀의 얼굴은
종유동굴 속에서 만난 시간의 틈새인 양
인간 아닌 다른 종족의 역사를 상기해내고
흠신 젖은 다리 사이에선 오랜 연혁이 새겨진 물줄기를 연신 흘려 내보내지
언제나 볼 수 있지만
언제나 다른 그녀의 모습은
내가 담배를 한 대 다 피우는 만큼의 시간이나
태양이 오래도록 문질러댄 유리창의 두께 속에 가벼이 숨은 채
수천 겹의 시간을 벗기고 다시 펼치며 늘 내 그림자 속에서 잠들지
그녀가 잠들기를 기다려 나는 그녀의 아이를 내 속에서 꺼내도록 한다
무너진 망루에서 떨어져내린 태양이 어제의 지도를 어둠 속에서 지우려 할 때
계간 『문학동네』 2005년 겨울호 발표
낯선 짐승의 시간
냄새로 사물을 식별하는 건 비단 네 발 짐승의 장기만이 아니다
지워진 너의 냄새가 사방 분분한 낙엽의 마지막 숨결에서 배어나온다
이 친밀도 높은 인분의 기척을 나는 인간에 대한
또 다른 전망으로 읽는다
인간이 사랑을 멈추지 않는 까닭은
이미 퇴화한 감각에 대한 질긴 향수 때문이다
기억에서 지워진 사람을 다시 지우려는 욕구 탓인지
휴일엔 동물원이나 유원지 따위가 문전성시다
몸이 쉬는 날치고
마음이 아프지 않은 적이 내게는 없다
끝을 모르는 짐승의 고요한 낮잠을 읽으며 음악을 들으면
허공에 박물관 도록처럼 펼쳐지는 이미 멸종한 생물들의 연대기
이별은 그러니까 내가 고기를 먹는 날이다
소위 인간보다 저능한 것들의 살을 씹으며
인간이기를 방면하려고 애쓰는 건
내 몸 안에서 죽지 않은 누군가의 심장이 짐짓 예술적으로 교태를 부리며
이 몸 바깥의 어떤 사물을 만지려 하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고 나서 거울을 보고
거울에 담긴 서글픈 육식동물의 눈알을 탐하며
지구 멸망의 마지막 스위치를 내리듯 수음에 몰두한다
그 순간 머릿속은 너무도 시적으로 파악해버린 현대물리학 이론의 집성장이다
시와 초가 분하게 경계를 넘으며 한 평 반 남짓 화장실 공간이
수천만 人馬가 살상된 채 까마귀 떼를 호리는
저 먼 당송 시대쯤의 격전장으로 변한다
마지막 한방울까지 토해내면 나는 인간의 정념 바깥으로 나갈 수 있을까
시공 곡률의 첨단을 제멋대로 해체하려드는 이 미련한 전념을
측은하게 바라보는 누군가가 있다
황망해진 마음 후다닥 감추려
짐짓 다른 표정을 바꿔쓰며 코를 씽긋거리는 이 몸이
어느덧 벌써 다른 짐승의 육체,
고기 냄새를 풍기고 온 날이면 어김 없이
내 손길을 피하는 안방 고양이의 새침한 눈알 속이다
이제야 알겠다
살을 부빈 시간이 많을 수록 네가 내가 되고 나는 그 어디에도 안 보이는 바람이 되어버리던 까닭을
계간 『문학과사회』2006년 겨울호 발표
봄날의 전장
죽은 시간이 몸 안에 가득하다
불 속으로 사라진 당신은
혀끝에 남은 짧은 소리들을 부풀려 꽃들의 봉오리를 연다
온통 축축한 밤공기에 석유 타는 냄새가 배어 있다
불의 길을 따라 천천히 잦아든 몸에서
기름 섞인 피내음이 흐르고
머나먼 사막에선 전쟁이 한창이다
술 취한 시인들은 길가의 꽃들을 쪼아먹으며
허파 가득 포연을 되새김질한다
포연 속에 사라진 봄이 난간에 앉은 새들의 깃털마다 박혀있다
내 작은 집엔 생면부지의 유령들만 구구구 울어댄다
오래된 첨탑 주위에서 떠돌던 구름이
불을 뿜는 새들을 불러모아
사막의 번개를 훈장처럼 창가에 아로새긴다
남자들이 얕은 숨을 뱉으며
또다른 여자를 찾아 해메듯
전쟁을 찾아 먼 바다를 달려온 태양이
붕괴된 지평선의 모래알들을 흩뿌린다
죽지 못한 시인은 불에 구운 모래를
여전히 빗물이라 착각한다
꽃들이 공기를 연인이라 여기고
하늘이 새들의 고향 행세를 하는 게
이 낡은 별이 끝끝내 망하지 않는 명분이다
죽은 것들이 산 자를 흉내내는 봄밤
검게 입덧하며 허공에 뜬다
혀를 뽑으니 온 천지가 피 묻은 사막이다
내 안의 시인이 드디어 자결한 것이다
시집『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문학동네, 2006) 중에서
거꾸로
겨울에서 봄
불붙은 구름의 입자로 떠오르는 당신의 심장이 일순간 폭발해요 흩어진 잔해들이 멸망한 우주의 도해처럼 펼쳐져요 꽃이라 불리는 저것들이 돌멩이보다 단단한 이유를 저는 알지요
살았을 적이나 지금이나 나는 당신의 상상 속이 아니면 구름도 별도 아니었어요 죽은 자의 말이라면 태풍에 뽑혀나간 늙은 나무만큼도 힘을 못 쓰는 세상에서 당신은 불에 얼려 단단해진 몸으로 땅 속에서 얼어붙은 별을 파먹어요 대지의 늑골을 상하게 하는 텅 빈 바람이 땅 속을 순회하는 동안, 사시사철 여자가 태어나고 노쇠한 남자들이 죽어나가요
여름에서 다시 봄
살아생전 나는 어떤 여자도 내 어머니로 만들 수 있을거라 믿어 그리도 뜨거웠나봐요 죽고 나니 저 깊은 우주 한켠 반점처럼 박힌 혹성 한 알 불타는 소리가 나의 생애였어요
낙하하는 식물들의 시체가 공기의 입자들을 둥글게 부풀려요 공기방울을 타고 날아오는 저 고단한 소리가 들리나요? 퍽퍽 터지며 환생하는 또다른 우주의 포성이 내가 빠져나간 이승의 빈틈에 내려앉아 죽은 자의 속살을 어루만지고 당신이 파먹은 별의 응고된 피를 씹어먹어요
나를 걸러낸 한 인간이 더운피를 마시며 바다의 빛깔을 바꾸고 있어요
영원한 가을
별들은 그저 자신의 항로에서 작은 불빛으로 얼어붙어 있어요 저 오래된 불빛들이 각각의 결정으로 굳어 우주의 속살을 발라내길 바래요 허물 벗겨진 짐승의 미끈한 몸에서 차디찬 신열이 올라요 손을 대면 만물이 잘 죽은 해골처럼 반짝반짝 웃고요
죽으러 가는 짐승들이 숨죽여 내뱉는 푸른 공기가 별들을 냉각시켜요 우주가 다시 어두워져요 새롭게 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눈 대신 귀를 열어 물체를 만져야 할 거예요 우주보다 더 거대한 짐승이 색색의 알들을 토해내고 있어요 눈발 사이로 바라본 불빛들이 분칠한 수정을 닮은 이유, 이제야 아시겠어요?
사라진 가을
바람을 타고 실려가는 먼 옛날 피 흘리는 별의 안부가 우주의 새로운 개벽을 알려요 붉은 잉크처럼 번지는 저 별들의 궤적이 내 없는 얼굴을 그리고 있어요 당신이 사라진 지구의 모든 곳에서 죽었던 화산들이 폭발해요 터져 흐르는 용암 속을 헤엄쳐 문드러진 돌멩이 한 알에게 이제 백만년 묵은 제 이름을 헌사하겠어요
그것이 다시, 내가 써갈 당신의 새로운 족보예요
다시 겨울
미래의 한복판이예요
다가올 봄에는 불꽃과 수정의 결혼식에 부조하러 꼭 오세요
시집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문학동네, 2006) 중에서
일몰(日沒)
방금 새가 떠난 자리를 보면 새가 더 분명하다
새가 떠난 자리에 들어앉아 새의 꿈을 꾼다
손바닥만 한 새가 하늘을 가릴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탄복하며
새처럼 웅크려 점점 멀어지는 그림자를 내려다본다
새의 그림자에 가려진 세상은 거대한 알 같다
해질녘,
무언가가 떠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다는 것
사라진 새의 가슴에서 투하된 당신의 꿈이 세상에 못 미쳐
자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
세상이 전쟁으로 충만한 이유이다
불면
오래 전에 본 적 있는 그가 마침내 나를 점령한다
창가에서 마른 종잇장들이 찢어져
새하얀 粉으로 흩어진다
몸이 기억하는 당신의 살냄새는 이름 없이 시선을 끌어당기는 여린 꽃잎을 닮았다
낮에 본 자전거 바퀴살이 허공에서 별들을 탄주하고
잠든 고양이의 꼬리에선 부지불식 이야기가 튕겨져나온다
내 몸을 껴입은 그가 밤이 가라앉는 속도에 맞춰
거대한 산처럼 자라나 풍경을 지운다
천체를 머리맡에 옮겨다놓는 이 풍성한 은닉 속엔
한 점의 자애도 없다 온통 가시뿐인 은하의 속절없는 일침 뿐이다
봄밤
눈 녹아 파래진 천체가 창가에 떴습니다
당신의 이마를 두드려 숨은 사랑을 꺼내듯
별들을 호출합니다
땅을 뚫고 나오는 뱀들의 이마에 불볕이 일어
오래 냉각된 몸 안의 물살들이 아지랑이로 날아오릅니다
내 몸이 만물 속으로 사라집니다
사라지며 비로소 그늘이 되고 바람이 되어
수천년 살아남은 이끼들의 숨결을 해독합니다
만방으로 번지는 노래 속에
별들이 잘 녹은 설탕처럼
몸 속을 성큼성큼 적시고
읽을 수 없게 번진 문장 속에 펼쳐지는 당신의 우주
망각은 누런 꽃들의 뿌리 속에 단단한 즙으로 흐르지요
그 뿌리를 씹어
피고름에 덮인 죽은 詩나 짜 마셔봅니다
그리하여 여름이면 산달이 가까워
곱게 실성한 거미떼들이 대낮 허공에 찬란한 별자리를 그려놓을 겁니다
거미줄에 걸린 놈들 중 제일 어둡게 보이는 짐승이
아마도 내 기억 속 가장 먼 곳에서 돌아온 당신의 기별일 거예요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
그가 내게 처음 한 말은
물이 모자라 거죽이 붉게 부르튼 어느 짐승에 관한 얘기다
듣고 보니 말이라 했지만,
그 짐승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사람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다
비이거나 혹은 바람이거나
아직도 살 만큼 물이 충분한 내 몸에 파충류의 피륙 같은
돌기가 솟았던 걸 보니
짐짓 실체가 없는 무슨 진동 같은 거였는지 모른다
말이거나 비이거나 바람이거나
생각해보니 그것은 내 촉수를 자극해 조금씩 부풀면서
존재를 확인하려 하면 사라지고 만다
만져지는 대신
시간과 시간 사이에서 무성생식한 우주의 굵은 탯줄만 낡
은 가구들 틈에 끼여
목청껏 다른 말들을 웅얼거리는데
이 다른 말이라 하는 것도,
듣고 보니 말이라 했지만,
책에 쌓인 먼지라거나
같이 있다 방금 자리를 뜬 사람의 미진한 온기 따위인지도
모른다
내 체온이 닿았던 것들은 나 이후로는
사망의 신간 속에 스며들어가
전혀 다른 종류의 생물로
내 체온이 발원하는 지점 깊숙이 파고든다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
냉온이 빠르게 교차하는 과거와 미래 상이에서 나라고 하
는 건
한 갓 누군가의 원망을 대신 실현하려
파리나 모기 따위에게로 쏠리는 식욕을 감춘 채 인간의 영
역에 파견된
짐승과도 같다는 것
들려주려니 말이 자꾸 새끼를 치지만,
내가 들려주려는 말이 결국 내 체온을 액면 그대로 종이
위에 처바르는 일이듯
붓끝에서 뭉치거나 흩어진 물감들이
공기의 흐름을 타고 저 나름의 괘도로 일렁이면서 시간의
어느 정점을 물들이면
나는 곡 나로부터 이탈되어 본래의 땅으로 돌아간다
들려주려니 땅이라 이름 붙였지만,
인간도 아니고 인간 아닌 것도 아닌 만물이 때 되면 허물
벗어 다른 생을 낳는 그곳을
허공이라 한들 어떠리
선인장 입구
“표적은 죽음으로써 긴장과 공포로부터 해방되지.
그것 때문이지, 그렇게 웃는 얼굴이 되는 건.”
—스즈키 세이준 감독, 영화 〈피스톨 오페라〉에서
상처를 천 년 정도 문지르면 꽃이 필까
이 몸이 만 년을 견디는 나무가 될까
그러나,
가시는 최초의 고백이거나
최후의 사정射精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입술이 천지를 헤매다
한낮 소나기로 지난밤의 지도를 바꾼다
우뚝 선 허공에 물기가 마른다
은박銀箔을 두른 태양이 애인의 머나먼 창문 앞에서 혼절한다
신기루 같은 기억의 방사선이
대기의 과녁으로 떠오르면
나는 백 개의 다른 이름으로 쪼개져
세계의 궁륭 깊숙이 칼침을 던진다
마지막 물기를 베어 물고
낱낱의 공기입자로 바스러지는 바람
매 순간의 절벽 앞에서
사랑은 더운 향기를 깨물고
온몸에 가시를 두르는 천형 아닌가
독 오른 신열이 한 줄로 꿰어내는 땅과 하늘 사이
숨어 있는 빛의 허물이 이 몸 안에서 눈뜰 때
뭇매 맞은 영혼들 데불고 천진한 원귀寃鬼를 두드려 깨우리
이곳은 대지의 마지막 문
제 몸과 사별하는 도마뱀과
만 년을 침묵하는 이구아나와
시체를 먹고 살찐 까마귀 떼도 정렬하라
최선의 종말로 최악의 이해를 얻는,
웃음이 가시로 뻗친 초록의 총구銃口 앞으로
강정 시인
1971년 부산에서 태어나 추계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2년 『현대시세계』 가을호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처형극장』『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가 있고,
문화비평집 『루트와 코드』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