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냄새 땀냄새

갑부마을을 가다-지수면 승산마을

시치 2011. 3. 31. 02:00

 

마을 입구에 마련된 효주공원, 이곳 출신 만석꾼 효주 허만정의 업적을 기려 그의 아들 허준구 전 GS건설 명예회장이 이 공원을 조성하여

마을에 기부했다.   공원 안쪽에 있는 잘 지은 한옥은 경노당으로 사용중이다

넘보지 마라. 그곳이 한 때 시대를 풍미하던 만석꾼의 집이노라

만석꾼이면서도 항일운동에 많은 자금을 대고, 해방 이후 좌우익의 충돌에서도 완충 작용을 하며 사람들을 살린 허준, 子:허만정,子:허학구. 그의 후손들은 모두 잘되어서 오늘날 대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심이 바로 지수면의 승산리에 있는 효주 허만정 고택이다. 

한국 기업의 뿌리. 혹자는 허만정을 이렇게 부른다. 그는 삼성, LG 창업 때 종잣돈을 댔다. 6촌의 사위인 구인회 LG 창업주가 락희상회를 설립할 때는 3남 허준구를 참여시켰다. LG와 GS의 ‘아름다운 동업’은 57년 뒤 ‘아름다운 이별’로 이어진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삼성(三星)을 세울 때 ‘일성’(一星)이 된다. 장남인 허정구를 보냈다. 나머지 ‘일성’은 조홍제 효성 창업주다.

 

 

일부는 폐허로 변했지만 화려했던 지난날들을 회고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허씨 일가의 한 형제가 살던 집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적인 역활을 하고 있을 후손들이 다 이곳에서 꿈을 키웠으리라.  

허씨가에선 의장답 義莊沓을 운영하였다. 의장답이란 공공사업을 위하여 허씨들이 사유재산을 출연해 조성한 땅을 이른다. 흉년이 들면 구휼하고, 공공사업, 장학금 등에 이 돈을 썼다. 지신정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둘째 아들인 효주 허만정의 후손이 특히 번창하였다. 허만정은 만석꾼의 아들이었지만, 항일 감정이 강했다고 전해진다. 우선 독립운동 단체인 백산상회에 거금을 투자했다. 말이 투자지 사실 독립운동을 위해서 돈을 기부한 셈이다. 이 백산상회는 경주 최 부자, 옆 동네인 의령 출신의 백산 白山 안희제 安熙濟, 그리고 지수면의 허만정이 주도적으로 돈을 내고 운영한 상회였다. 허만정은 일경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스레 독립 자금을 댔다. 학교도 세웠다. 허만정은 진주에 남자 고등학교를 세우려고 부지도 이미 매입했지만 일제가 학교 설립 허가를 거부하였다. 독립운동가를 양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때문에 할 수 없이 여학교를 세웠는데, 그 여학교가 지금의 진주여고다. 진주여고는 오늘날 공립학교로 되었지만, 원래는 허만정이 돈을 출연해 설립한 학교였다가 해방 후 허씨 후손들이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고 공립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하층민인 백정의 신분 해방 운동 ‘형평사 운동’에도 허만정이 돈을 댔다. ‘만석꾼 아들이 백정 운동을 도와줬다’고 해서 당시 화제가 되었다

 

 

마을 골목길에서 만난 이 마을 허씨가의 어르신께서 안내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 마을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집들은 한국 재계의 그룹 회장들이 나고 자란 회장님의 생가들이다

워낙 크고 쟁쟁한 이름들이 많아 다 헤아릴 수 없지만 대충 헤아려 각계 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낸 분들이 수없이 많단다.

야구해설 허구연도 이마을 출신이고 지난 대선때 많은 화제와 관심을 모았던 허경영, 시인 최계락도 이마을 출신이다.

꼬까신/최계락

 

개나리 노오란 꽃 그늘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아가는 사알짝 신 벗어 놓고

맨 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갔나

가지런히 기다리는 꼬까신 하나

 

구인회 LG 창업주가 태어난 곳도 이곳이다.

 

허창수 회장의 부친인 고 허준구 명예회장은 LG 구 창업주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 전 LIG손해보험 회장의 맏사위다. 허창수 회장의 동생은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사장, 허명수 GS건설 사장, 허태수 GS홈쇼핑 사장 등 모두 4명이다. 이들 형제 5명 모두 고려대를 졸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늘 안내를 맡아주신 75세의 활달하신 어르신, 허씨가의 터줏대감이 방문객의 요청으로 구씨가의 고택 마당에서 포즈를 잡으셨다.

LG그룹 창업고문 구철회 생가에서 기념촬영

담넘어 보이는 지수초등학교, 폐교의 위기에서 동창들이 나섰다. 전학오는 학생의 살림집과 장학금으로 월 30만원을 내걸고 중앙 일간지 등에 소개하여 화제가 되었던, 10억이나 들여서 체육관을 짓고 재력으로 버텨봤지만 입학생이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나보다

 

여기서 잠깐

고향의 모교가 폐교위기에 몰렸을 때 분개하여 모교 를 찾아갔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 고향에 있던 동창회 임원, 학부모회장 등 후배들을 모아놓고 대책을 의논하고 결사반대 입장을 지역언론에 공표하는 등 온갖 방법들을 동원해 봤지만 결정적으로 재정지원이 전무하여 안타까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결국은 한국재계의 총수들이 포진한 동창회의 재정지원으로도 막을 수 없는 대세를 절감한다. 그러나 이 학교는 적어도 다른 장사치들의 손에서 팔고 팔리는 수모를 당하지는 않아도 될 것이다.

 

그 때 우리의 모교는 교육청에서 매물로 내놓게 되었고 출신 동창 중에서 어느 누구도 매입하지 못해 방치되었다는것. 그리하여 그 흔한 대안학교나 지역민들의 정서에 얼만큼이라도 보탬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은 팔려버린 대웅초등학교는 지역민들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장사치들에게 이리 팔리고 저리 되팔려서 마을입구에 흉물로 남아버렸다.폐허에서 아예 공동묘지로 변해버린  학교 터, 생각할수록 가슴 아프다.-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나의 감상이다

 

당시 대웅초등학교 교장께서는 그동안 동창회의 미온적인 태도를 개탄하며 이미 늦었노라고 같이 안타까워 했었다. 3 수초등학교 5회 졸업생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 11회 구정회 전 금성사,

13회 허준구 전 GS건설 명예회장, 14회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15회 구평회 전 호남정유 사장, 17회 구두회 전 LG사장,

18회 허신구 LG명예회장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1999년 가을, 재학생 43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하자

지수초등학교 동문회에서는 ‘전학오면 매달 30만원 장학금’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걸었다.

전국 어디서든 지수초등학교로 전학오면 살림집 알선과 매달 3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이 내용은 전국의 주요일간지에 소개되면서 전국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지수초등학교 총동문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었다.

연암과 호암이 함께 뛰놀던 지수초등학교, 한때 페교의 위기에도 동문회가 나서

 장학금을 내걸었지만 결국 저출산의 대세 속에 학생들이 줄면서

 2009년 3월1일자로 인근 ‘송정초등학교’와 통폐합되었다.

 

지수초등학교는 송정초등학교는 통폐합되면서 이름만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송정초등학교의 이름이 지수초등학교로 바뀌었다.

 2002년 옛 지수초등학교에 구자경LG명예회장이 후배들의 면학을 위해 세운'상남관'

 

옛 지수초등학교 운동장엔 구자경 당시 지수초등학교 동문회장이 2002년에

지은 체육관이 있는데 구 회장의 호를 따서 '상남관'이라하고 있다.

 낮엔 신 지수초등학교 아이들이 체육관으로 사용하고 밤이면

지역 주민들이 배드민턴장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연암의 생가는 물론이고 허준구 전 GS건설 명예회장의 생가는

옛 지수초등학교에서 불과 5분이내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효주 허만정의 생가 전경. 허만정 생가에서 왼쪽으로 50m 떨어진 곳에

연암 구인회 생가도 자리 잡고 있다.

 

옛 지수초등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승산리 일대는 돈이 모이는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적 집안이 GS그룹의 허씨와 LG그룹의 구씨 일가다.

 

구한말의 만석꾼인 허준과 그 아들 허만정은 독립운동의 자금을 대고, 진주여고를 세웠다.

돈 자랑이 아니라 정녕 이웃들과 함께한 노블레스 오빌리주의 사례를 보는 듯한 삶을 사셨다.

 1,000여 평의 효주공원

 

지수면 소재지의 2차선 대로변을 나오면 약 3300㎡(1000평) 정도의 자그마한 공원이 있는데

 이 공원이름은 효주공원이다. 허준구 전 GS건설 명예회장이 선친 효주 허만정 선생을 기념하며

 만든 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