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문학상 수상작과 후보작들

제10회 미당 문학상 본심 후보작(6)빗소리/박형준

시치 2010. 9. 6. 21:57

제10회 미당 문학상 본심 후보작(6)

 

 

빗소리/박형준

 



내가 잠든 사이 울면서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여자처럼
 
어느 술집
한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거의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술잔을 손으로 만지기만 하던
그 여자처럼
투명한 소주잔에 비친 지문처럼
 
창문에 반짝이는
저 밤 빗소리
 
ㅡ<현대시학 2009년 7월호 발표>

 

 

◆박형준=1966년 전북 정읍 출생. 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15회 동서문학상, 24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집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