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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네스의 노래 _영화 `시`(이창동)에서
시치
2010. 6. 6. 19:55
아네스의 노래
―영화 '시'(이창동)에서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랫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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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에서 시들은 정호승 시인, 안도현 시인 등 이름이 밝혀진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작품은 극중 인물 양미자의 시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의 작자는
시나리오를 쓴 이창동 감독 자신이라고 할 것입니다.
출처 : 푸른 시의 방
글쓴이 : 강인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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