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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무비스님의 直指〈50〉제29조 혜가(慧可) 대사 ④-아무런 말 없이 도리를 나타내 보이다

시치 2009. 12. 11. 00:22

아무런 말 없이 도리를 나타내 보이다

〈50〉제29조 혜가(慧可) 대사 ④

 
 

達磨 九年已 欲返西竺 乃命門人曰時將至矣 汝等 各言所得乎 時門人道副 對曰如我所見 不執文字 不離文字 而爲道用 師曰汝得吾皮 總持曰我今所解 如慶喜 見阿佛國 一見 更不復見 師云 汝得吾肉 道育曰四大本空 五陰非有 而我見處 無一法可得 師曰汝得吾骨 最後 慧可大師 出禮三拜 依位而立 師曰汝得吾髓 乃顧慧可而告之曰昔 如來以正法眼藏 付囑迦葉 轉轉相承 而至於我 我今付汝 汝當護持 幷授汝袈裟 以爲法信 各有所表 宜可知矣

 
 
달마대사가 9년이 되고나서 서역인 천축국으로 돌아가고자 하여 문인들을 불러 말하였다. “때가 장차 이르렀는데 그대들은 어찌하여 각각 얻은 바를 말하지 않는가?”
 
그 때 문인 가운데 도부(道副)가 대답하였다. “저의 소견은 문자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문자를 떠나지도 않는 것으로써 도의 작용으로 삼습니다.”
 
“그대는 나의 피부를 얻었구나.”
 
 
최후에 나와 세번 절하고 서 있다
 
달마 “그대는 나의 골수를 얻었다”
 
 
총지(總持)가 말하였다.
 
“저가 아는 바로는 마치 경희(慶喜)가 아축불국을 한번보고 다시는 더 이상 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대는 나의 살을 얻었도다.”
 
도육(道育)이 말하였다.
 
“4대가 본래 공하고 5음도 있는 것이 아니니 저의 견해는 한 법도 가히 얻을 것이 없습니다.”
 
“그대는 나의 뼈를 얻었도다.”
 
최후에 혜가대사가 나와서 세 번 절을 하고 자리에 의지하여 서 있었다.
 
달마대사가 말하기를 “그대는 나의 골수를 얻었도다”라고 하였다.
 
이에 혜가대사를 돌아보고 말하였다. “옛날 여래가 정법안장으로써 가섭에게 부촉하여 전하고 또 전하여 나에게 이르렀다. 나는 지금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그대는 마땅히 잘 보호하여 지키라. 아울러 그대에게 가사를 주어서 법에 대한 믿음을 삼아서 각각 표시한 바가 있게 하나니 마땅히 잘 알지니라.”
 
해설 : 달마대사가 제자들에게 자신이 얻은 견해에 대해서 이야기하여 보라는 내용이다. 먼저 도부라는 제자가 진리란 문자를 통해서 표현하지만 그렇다고 문자에 집착하지도 않으며 문자를 떠난 것도 아니라 하였다.
 
다음은 총지란 분은 비구니스님으로서 양무제 때 부대사(傅大士)의 딸이라 한다. 예부터 도인의 딸이 역시 도인이 된 예가 많다. 신라 때 부설거사의 딸로서 월명(月明)이라는 이가 있었는데 역시 유명한 도인이었으며, 당나라 방거사의 딸은 영조(靈照)라 하였는데 역시 도를 이룬 분이었다.
 
근세에 성철스님의 딸은 불필(不必)이라 하는데 비구니로서 훌륭한 큰스님이다. 청담스님의 딸은 묘엄(妙嚴)스님이며, 관응스님의 딸은 명성(明星)스님이다. 모두 훌륭한 큰스님이다. 대장경에는 뛰어난 비구니 스님들만을 기록하여 전하는 <비구니전>도 있다.
 
그리고 경희는 아난존자다. 이 아난존자가 화려하고 휘황찬란한 아축불국을 한 번 보고 더 이상 보지 않았다는 것은 바깥세상이 아무리 화려하고 풍요롭더라도 불도(佛道)의 경지에는 미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초탈하여 고고히 살아가는 경지를 뜻한다. 도육이란 분은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된 이 육신이나 수상행식(受想行識)이라는 마음까지 텅 비어 없는 무아(無我)의 실상을 꿰뚫어 본 사람이다. 세상을 초탈한 경지보다도 초탈할 자신마저 텅 비어 없는 무아의 경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혜가대사는 절만 세 번 하고 아무런 말이 없었다. 무엇이라고 해설을 붙일 경지가 아니다. 마치 유마거사가 비야리 성에서 문수보살과 부처님의 수많은 제자들 앞에서 불이법문(不二法門)을 설하면서 아무런 말이 없었던 것으로써 그 도리를 나타낸 것과 같다. 그래서 달마대사는 혜가대사에게 정법안장을 부촉하였다. 그리고 신표로서 가사를 전해 주면서 가사를 전해주는 까닭을 말하였다. 
 
무비스님 / 조계종 전 교육원장
 
 
[불교신문 2542호/ 7월18일자]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文殊法供養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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