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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웹진 시인광장 선정 2009년 올해의 좋은 시 1000[815]꽃의 말씀 - 강인한
시치
2009. 8. 15. 12:23
웹진 시인광장 선정 2009년 올해의 좋은 시 815
꽃의 말씀
강인한
가까이 오세요
한 발만 더 가까이 오세요*
세상에서 가장 어여쁜
여인의 귓속말을
드릴게요
좀더 가까이 오세요
한 발만 더 가까이 오세요
꽃의
맨 처음 피어난 빛깔로
드릴 말씀이 있어요
당신에게
당신에게만
가까이 오세요
어지럼증이랑 가슴엣피 같은 것도
다 잊을 수 있게 씻은 듯이
가라앉는
한 옛날의 서러운 사람
향기로운 눈물로 닦아드릴게요
받아들일게요
내가 바치는
이 질그릇에 온전히
소중한 당신의
당신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
*고속도로 휴게소 남자화장실에 붙여진 표어.
시집 『입술』(시학, 2009) 중에서
강인한 시인
1944년 전북 정읍에서 출생. 전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대운동회의 만세소리〉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이상기후』(1966),『불꽃』(1974),『전라도 시인』(1982),『우리나라 날씨』(1986),『칼레의 시민들』(1992),『황홀한 물살』(1999),『푸른 심연』(2005), 『입술』(2009) 등의 시집과 시선집 『어린 신에게』(1998) 그리고 시비평집『시를 찾는 그대에게』(2002)가 있음.
출처 : 푸른 시의 방
글쓴이 : 정수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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