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머루 /고영민

시치 2009. 7. 8. 00:58

  머루

 

                                - 고영민 

 

 

 

 새끼를 두 번 지우고 유두가 검어졌대지

 유두가 검은 년은 남자 복이 없다는데,

 봐라, 네년도 나처럼 남자 복은 글렀네

 

 넝쿨에 기대앉아

 눈감고 생각하건대

 한때 네 눈이 생기던 그곳을

 머루라 하고,

 아예, 캄캄한 네 이름을 머루라 하고

 

 너도 나처럼

 유두가 검고,

 머루는 익고,

 너는 새끼를 두 번 지우고

 유두가 검어졌대지

 

  

            - 1968년 충남 서산 출생. 중앙대 문창과 졸업.

               2002년『문학사상』신인상 등단.

               시집<악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