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가장 큰 목수 / 유용주

시치 2009. 7. 8. 00:36

가장 큰 목수 / 유용주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못박힘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목수가 되었다

그도 처음 목수 일을 배울 때에는

무수하게 자신의 손가락을 내리쳤으리라

으깨어진 손가락을 장갑으로 감추우고

20년 가까이 세상 공사판을 떠돌아다닌

우리 主 容珠 그리스도

지금 그의 일당은 사만 오천원이다

하루 한 편,

온몸으로 시를 쓰는

 


- 『가장 가벼운 짐』(창비,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