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다시보기

새의 식탁/김륭

시치 2009. 5. 31. 01:06

  새의 식탁새는 힘껏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발이 없는 것은 새가 아니다

 

 

 오늘의 메뉴는 구두입니다.

 

 얼룩말은 제 몸의 얼룩이 다 지워질 때까지 달리고

 

 박지성은 펄펄 등번호가 달아날 때까지 달리고

 

 사랑에 빠졌잖아요. 우리는, 발이 완전히 닳아 없어질 때까지

 

 달리 어디로 가야할지 정해놓은 곳 없지만

 

 바람의 발바닥이 빨갛게 파랗게 노랗게 부르틀 때까지

 

 그때까지만 우리 울지 말고

 

 걸어요. 아무래도 구두는

 

 새들이 걱정입니다. 내일의 메뉴는

 

 날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