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스크랩] 이승하 - 어머니가 가볍다

시치 2009. 4. 19. 07:48

 

 

 어머니가 가볍다 

 

  아이고―
  어머니는 이 한마디를 하고
  내 등에 업히셨다

 

  경의선도 복구 공사가 한창인데
  성당 가는 길에 넘어져
  척추를 다치신 어머니

 

  받아내는 동안 이렇게 작아진
  어머니의 몸 업고 보니
  가볍다 뜻밖에도 딱딱하다

 

  이제 보니 승하가 장골이네
  내 아픈 니를 업고 그때……

  어무이, 그 얘기 좀 고만 하소

 

  똥오줌 누고 싶을 때 못 눠
  물기 기름기 다 빠진 70년 세월 업으니
  내 등이 금방 따뜻해진다.

 

출처 : 碧 空 無 限
글쓴이 : 언덕에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