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다시보기

[스크랩] 삽, 입 / 심언주

시치 2010. 10. 20. 00:36

 

 

         삽, 입 / 심언주

 

 

 

           삽을 씻은 후 봉투에 삽을 넣어 네게 보낸다. 너를 파헤치려고 삽을

             보냈는데 너는 그 삽을 화분을 심는다. 물을 줄수록 가시가 돋는 삽.

             뿌리를 내리는 삽. 화분에 삽 한자루를 꽂았는데 웃자란 선인장이

             발등을 찍는다.

                일요일 

             머리맡에서 햇빛 와글거리는 소리를  나는 가끔 놓친다. 날을 세우고

             달려드는 삽. 머리맡에 가까워지는 삽 소리를 가끔 놓친다. 커다란

             귀 하나를 들이대고 삽은 내 숨소리를 듣는다. 삽은 나를 열고 닫는다  

 

 

             계간 『창작과 비평』 2010년 여름호 

 

출처 : 마산대학 시창작반
글쓴이 : 카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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